92일

 

나와

별자리도 같고

탄생석도 같고

이름 끝자도 같은

,

내가

열달을 품었던

별,

두근두근 아정

 

by 도도새 | 2007/03/09 01:22 | ▶두근두근 별, 아정 | 트랙백 | 덧글(0)

댓돌 위의 기억


'운문사에서 내가 항시 궁금하게 생각한 것은 250명이 일제히 들어간 법당 밖 댓돌 위에 하얀 고무신 250켤레가 가지런히 벗어져 있는데 예불이 끝나면 귀신같이 자기 신발을 찾아 신는 것이었다. 무슨 비결이 있는가 살펴보니 신발마다 비표가 새겨 있는데 그것이 또 볼 만 하였다. ○,?, △, 禪, 老...., 그리고 아무 표시도 하지 않은 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 '청도 운문사와 그 주변(하)' 중..

작년 가을
청도 운문사가 아닌 전라도 순천 선암사에서 찍은 사진으로, 책에서 보았던 그대로 댓돌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고무신을 보고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읽을 땐 속세를 떠난 스님들의 일상에서 세상과의 작은 연결고리를 보는 듯해 흐뭇했지만 실제 선암사에서 봤을 땐 느낌이 달랐다.
떨쳐내버리고 싶은 세상의 굴레며, 마음을 너덜너덜하게 하는 잡념들이 마치 박제처럼 댓돌 위에 놓여 있었다.

흔히들
마음의 눈으로 보라고 한다.
그러나 마음으로 보는 건 가끔 힘에 겹다..
그 날..
선암사 댓돌 위, 삼층석탑의 그림자 한 켠, 그리고 대웅전 빗살문에 앉은 먼지까지.. 나는 선암사 여기저기 흙바람에 뒹구는 내 마음을 봤다.

by 도도새 | 2005/09/29 15:40 | ▶표정(表情) | 트랙백 | 덧글(0)

뒷모습에도 표정이 있다

나는 사진 찍는 걸 싫어한다
그나마 찍은 것도 이쁘게 나온 건 별로 없다, 뭐..
사실 모델의 한계다
하지만
별 다른 생각없이 찍은 것 같은 이 사진들 속 내 모습은
낯설면서도 참 자연스럽고 편안해보인다
2003년 6월, 제주도 만장굴

그렇다고 내 뒷태가 자신있단 소리는 절대 아니..다;;;
2004년 10월, 보성 차밭

뒷모습은 정직하다고들 하지만..
정작 이 사진들 속에 드러난 건 거의 없다(뭐..사진도 제대로 나온게 아니지만..)

그저
나만 알 수 있는 것..
머리 위..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저 질긴 사념들...
내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혼자인 듯 표정을 짓는 건
그 때문이다..

by 도도새 | 2005/09/19 17:36 | ▶표정(表情) | 트랙백 | 덧글(0)

봉평메밀꽃축제의 끝자락


아무런 이유없이 길을 걷다가
아무런 이유없이 눈물 흐를 땐
아무런 이유없이 기차를 타고
아무런 이유없이 이곳을 떠나

쉽지 않은 너의 삶에 메마른 입술에 단비로 적셔도 보고
이름 모를 어느 작은 마을역 빈의자를 바라보다가

아무런 이유없이 또 그리워 지고
아무런 이유없이 눈물이 나면
아무런 이유없이 내게 전화해
아무런 이유없는 내가 되줄께


'아무런 이유없이'.. 풍경/자전거 탄 풍경

by 도도새 | 2005/09/12 23:06 | ▶표정(表情) | 트랙백 | 덧글(0)

근래 본 영화


근래 본 영화
사토라레, After Life, 시모츠마 이야기
그리고 몰아서 본 애니하가렌,
이런, 죄다 made in Japan 이다..

시모츠마 이야기

'후카다 쿄코가 들고 나온 양산은 어디서 살 수 있나요?'...등과 같은 아아악~ 이뽀~~등의 평을 읽은 나는 늙어버린 기분이 들었다..
도통 웃을 수도 짜증을 낼 수도 없는 묘한 표정을 지으며
겉포장만으로는 무슨 맛인지 짐작할 수 없는 저 먼 나라의 사탕을 먹는 기분이었음.

After Life 는 조선일보의 이동진 기자님께서 총애하시는 영화들 중 하나로..

그탓에 위의 영화들 중 가장 기대치가 높았다
참 아끼고 아껴서 드디어 봐 버린 영화..
영화 전편에 빼곡한 사람들 각각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들은 영화의 주제를 무리없이 이끌어낸다
내가 어떤 사람의 가장 행복한 기억일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감동이지 않나..
오로지 Arata의 사슴같은 눈 만이 남은 게 아니냐는 친구의 질책이 있었음^^

그리고 사토라레~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영화 속의 여자주인공은 노골적으로 AV 분위기를 풍겼고, 안도 마사노부는 원래 그다지 좋아하는 배우가 아니라서..보는 내내 못마땅했다
그러나 이건 전적으로 내가 오디기리 죠의 TV물을 먼저 봤기 때문이다, 인정. 인정.

하가렌은..

작년에 이어 다시봐도 여전히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하는 주옥같은 노래들 또한.. ^^**
카우보이 비밥 이래로..이런 뭉클 짠~함은 참 오랜만인 듯.

아..
밝은 미래가 빠졌구나

영화 종반부 쯤 해파리가 떼로 둥둥 떠가는 모습에서 '매그놀리아'의 개구리 비가 떠올랐다
매그놀리아도 그랬지만 이런 영화는 마음을 들쑤셔 놓는다
요즈음 기피대상 1호이다
붸~~~~~~

by MrPine | 2005/08/27 03:45 | ▶movie | 트랙백 | 덧글(0)

시원하지?



복날엔 주인하고도 눈을 마주치지 말라는데..
삼계탕 대신 먹기로 한 통닭을 지넘도 먹겠다고 덤비더니 조금씩 떼어 준 퍽퍽한 가슴살을 먹고 체했나보다..
어쨌거나 올 여름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보내도록.
이거, 현상해서 집 앞에다 걸어주까?
무지하게 발 시리고 코가 얼 것 같던 겨울이 생각나게...
^^*

by MrPine | 2005/07/18 01:15 | ▶표정(表情) | 트랙백 | 덧글(0)

가장 무서웠던 공포영화

어려서 본 영화들 중에선 단연

『잠들지마라(Don't go to sleep, 1982)』


교통사고에서 죽은 언니가 동생의 주위를 맴돌며
가족들을 잔인하게 죽이기 시작한다..
억울하게 죽었다고 하지만 어린 영혼이 어찌나 무자비한지 -.ㅡ;;
유령이 동생의 이름을 속삭이듯 불러대며,
창가에 턱을 괴고 웃고있거나 컴컴한 침대 밑에서 불쑥 나올땐
손에 불끈불끈 힘이 들어가고 식은땀까지 흘렸다
그나저나
이거 재방 좀 했으면 좋겠다
이나영이 스티커 귀신으로 나오는 거나 틀지말구..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음..최근 본 것 중에선
오리지날 '주온'이라고 하는 비디오판 주온.
전체적으로 극장용보다 더 끔찍하고 공포스러웠다
(극장용 주온은 귀신이 후다닥 지나가서 좀 아쉬웠음..)
근데 화질이 영 시원찮아서.. 집중하기가 좀 힘들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영화
『블레어 위치(The Blair Witch Project, 1999)


특히 마지막 장면,
벽의 모서리를 향해 돌아 서있는 남자..여자의 비명소리..카메라 꺼짐..
10번을 넘게 봤지만 여전히 무섭고 재밌는 영화
이거 보러갈때 '런어웨이 브라이드' 보러가자고 우겼던 친구들..
내 덕인 줄 아시공~ ^^*

by MrPine | 2005/07/07 20:51 | ▶movie | 트랙백 | 덧글(0)

보고싶은 것만 보는 그녀


분명
사랑이었다..
저 러브러브한 '♡-sign'은.
.
.
.
.
.


버뜨,
저 판독불가의 눈빛은...!?!?
.
.
!


by MrPine | 2005/07/07 16:15 | ▶표정(表情) | 트랙백 | 덧글(0)

다시 봐야할 '영화, 첫번째', <4월의 유혹>


"Enchanted April, 1991"
1993년 국내 개봉작,
나는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비닐도 뜯지 않은 '최신프로'로 빌려보았다
1920년대가 배경으로
4명의 여자들이 이탈리아의 한 별장에서 보내는 한달 간의 휴가..
저마다의 일상에서 지쳐있던 사람들은 시간이 갈수록
잃었던 무언가를 회복하면서 웃고 사랑하고 행복해한다
마침내 휴가 끝에 가져갈 수 있었던 건
일상을 이어갈 수 있는..살아갈 수 있는 힘이었을까..

대부분의 배우가 낯선 얼굴들이었고
2명의 여주인공 중 한명이 Miranda Richardson 이었다
비오는 런던거리,
모자를 쓴 여자가 손에 든 여행광고지를 뚫어져라 보고있던 영화의 초반 장면과
그들이 휴가를 보낸 이탈리아 별장의 아름다운 풍경,
술에 취한 듯 긴 옷자락을 끌며 풀밭을 걷던 여자들..이 기억난다
막연하게 '전망좋은 방'을 떠올리며 보았던 이 영화는
느리고 부드럽고..식어가는 찻잔의 바닥에서 느껴지는 짧은 온기..같았다

허나 그때의 난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삼십세'를 앞에 두고
'이대로 서른이 되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던
치기어린, 무척이나 덜 자란 여자였다

그 여자 눈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어떤 것이었을까 궁금하다
**Miranda Richardson

by MrPine | 2005/07/03 03:03 | ▶movie | 트랙백 | 덧글(0)

아미티빌과 또 다른 집들..

아미티빌 호러 (The Amityville Horror, 2005) 를 보면서 생각난 영화..
'Burnt Offerings(1976)' 와 'Darkness(2002)'

먼저,「Burnt Offerings」,

국내에 비디오나 DVD로 출시가 되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그렇지 않을 확률이 더 높을 듯.
KBS에서 '마리안의 초상'이란 제목으로 방영된 적이 있었는데,
한 가족이 이사간 집에서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조종당하며 가족이 와해되고
결국 탈출하지 못한 채 희생되는 이야기이다
검색을 해보니
의외로 '어릴때 TV에서 본 인상깊은 영화, 다시보고 싶은 영화'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았다
나또한 꽤 어릴 때 본 영화라
유난히 기분 나빴던 남자 주인공(올리버 리드)의 얼굴을
영화 내용이나 제목보다 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특히 의식의 가장 나약한 부분이 드러나면서
점점 광기에 휘둘리던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무척 공포스러웠다
나중에 알게된 거지만
올리버 리드 특유의 분위기가 성적코드로 연결되어
그게 어린 나에겐 이해하기 힘든, 설명하기 힘든 '불편함'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Darkness」

전작인 '네임리스'는 지루한 감이 있었는데
다크니스는 그에 비해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지만,
주인공(안나파킨):낯선 곳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하며 가족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불안한 십대 의 시선으로 느껴지는 공포의 강도는 훨씬 세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위력적인 존재, 일상에서 항상 빛과 함께 존재하는 어둠.
그것은 인간에게 본능적으로 공포를 불러들이는데
가족간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불신의 골을 더 깊게 만들며
결국 자멸에 이르게 한다..
여기에다
어둠이 가지는 힘,
그 절대적이며 순수한 악을 맹신하는 사람들의 음모가 합쳐지면서
영화는 전작과 맥을 같이하며 오컬트로 빠지고 마는데..
음..나는 이 부분이 제일 아쉽다

마지막으로「The Amityville Horror, 2005」

아미티빌 시리즈를 봤던 사람이라면 일부러 찾아 보는 수고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텍사스~류의 영화는 눈뜨고 못보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이 영화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이미
나는 일본 호러에 너무 쉽게 익숙해져 버린 듯 하다...

by MrPine | 2005/06/30 18:24 | ▶movie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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